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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의 아를,파리,오베르의 기록

by venicecode 2025. 8. 2.

 

러빙 빈센트 포스터
러빙 빈센트 포스터

 

 

 

들어가며...

 

영화 러빙 빈센트는 고흐의 짧지만 강렬한 생애를,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그려낸 독특한 영화입니다.

 

특히, 영화는 고흐의 마지막 나날을 중심으로, 그가 머물렀던 도시들을 따라가며 그의 삶과 죽음을 추적합니다.

 

그 여정 속에서 등장하는 아를,파리,오베르는 고흐의 예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지역입니다.

 

이 도시들은 그의 작품에 정서적인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있으며 고흐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도시의 특징과 미술관 정보, 그리고 주요 작품을 통해 반고흐의 진짜 여정을 되짚어보겠습니다.

 

아를: 햇살과 색채의 도시

 

1888년, 빈센트 반 고흐는 파리 생활을 접고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아를(Arles)로 이주했습니다.

 

이곳에서 그는 따뜻한 햇살, 풍요로운 자연 풍경, 시골의 소박한 정서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아를은 반고흐가 가장 많은 작품을 생산한 장소이자, 그의 예술적 정점이라 평가받는 도시입니다.

 

'해바라기', '노란 집', '밤의 카페테라스', '아를의 침실' 등 반고흐의 대표작 상당수가 이 시기에 완성되었습니다.

 

이 시기의 화풍은 열정적인 원색, 거친 터치, 간결한 구도가 특징으로 보이며, 이전의 어두운 색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특히 이 도시에서 예술가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친구이자 화가인 폴 고갱을 초대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격 차와 예술관 충돌로 인해 갈등이 심화되었고, 결국 유명한 ‘귀를 절단하는 사건’으로 고갱과의 관계는 비극적으로 끝이 납니다.

 

현재 아를에는 반고흐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반 고흐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으며, 그가 그림을 그렸던 장소들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란 집'의 실제 위치, '카페테라스'가 있던 광장, 병원 등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비록 그의 원화는 아를에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반고흐 재단에서는 디지털 복제품과 상세 해설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생생한 예술 체험을 제공합니다.

 

아를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반고흐의 창작과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살아 있는 미술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파리: 화풍의 전환점이 된 도시

 

반고흐가 파리에 머문 1886년부터 1888년까지의 기간은 그의 화풍과 예술적 관점에 큰 전환을 가져온 시기입니다.

 

당시 파리는 유럽 예술계의 중심지였으며,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점묘주의, 상징주의 등 다양한 예술 사조가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반고흐는 이곳에서 동생 테오와 함께 살며 새롭게 등장한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법과 시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이 시기에 폴 시냐크, 앙리 드 틀루주 로트렉, 카미유 피사로, 조르주 수라  등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색채의 다양성과 빛에 대한 이해를 넓혔습니다.

 

이전의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보다 선명하고 밝은 색을 사용하는 회화를 시도했으며, 짧고 강렬한 붓터치, 색의 대비를 활용한

표현력이 도드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파리 시절에 그는 '르 물랭 드 라 갈레트', '몽마르트르 정원', '도시 풍경' 등의 작품을 통해 도시적 감성과 인물 묘사를 실험했습니다.

 

현재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에는 반고흐의 이 시기 및 후기 작품들이 풍부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르세는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미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반고흐의 회화뿐 아니라 고갱, 모네, 르누아르 등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러빙 빈센트에 등장하는 작품 중 일부도 이 미술관에서 직접 볼 수 있어, 영화 속 장면과 실제 예술작품을 연결해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지막 나날의 기록

 

1890년, 생레미의 정신병원을 퇴원한 반고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요양하며 작품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 도시는 파리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시골 마을로, 당시에도 예술가들이 찾는 명소였습니다.

 

반고흐는 이곳에서 폴 가셰라는 의사이자 미술 수집가의 진료를 받으며 짧지만 예술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70여 일간 머무는 동안 7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이는 그의 생애중 가장 왕성한 창작시기 중 하나였습니다,

 

‘오베르의 교회’, ‘까마귀가 나는 밀밭’, ‘가셰 박사의 초상’, ‘오베르 들판의 풍경’ 등 대표작들이 이 시기에 탄생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외형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그 안에는 삶에 대한 불안, 죽음에 대한 예감이 서려있습니다.

 

짙은 붓터치와 격렬한 하늘 표현 그리고 멀어지는 밀밭 등은 종말을 암시하는 듯한 상징을 담고 있으며, 이는 곧 반고흐의 마지막 내면을 반영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1890년 7월,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무덤은 동생 테오와 함께 오베르의 공동묘지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베르에는 반고흐가 묵었던 ‘ 라브 여관 (Auberge Ravoux)’이 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반고흐가 머물렀던 3층방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반고흐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그가 그림을 그렸던 장소를 실제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오베르에 있는 반고흐 박물관과 미술관은 작고 소박하지만 그의 삶과 마지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마치며...

반 고흐가 머문 도시들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그의 예술적 여정이 압축된 장소들입니다.

 

아를의 따뜻한 햇살, 파리의 화려함, 오베르의 고요한 고독은 그의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알 수 있는 열쇠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 ‘러빙 빈센트’는 그 여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예술과 여행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반고흐의 도시를 찾아가는 여행은 깊은 삶의 영감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