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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줄거리,감상,사랑, OST

by venicecode 2025. 7. 11.

 

"바람이 분다" 포스터
"바람이 분다" 포스터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는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비행기를 만들고자 했던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실존 인물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영화는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메시지가 강하게 담긴 철학적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이 글에서는 「바람이 분다」의 줄거리 요약과 함께 주요 감상 포인트, 그리고 음악과 OST가 전달하는 의미까지 함께 정리한다.

 

줄거리 요약: 꿈을 좇는 청년의 삶과 사랑

 

「바람이 분다」는 비행기를 사랑한 한 소년 지로의 성장과 꿈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부터 비행기를 동경하던 그는 시력이 나빠 조종사가 되지 못하게 되자, 비행기를 직접 설계하는 ‘항공기 설계자’의 길을 선택한다. 그는 카프로니라는 이탈리아 항공기 설계자를 꿈속에서 만나며 꿈과 열정을 키워간다. 성인이 된 지로는 일본 제국의 군용기 개발을 담당하게 되며, 당대 최고 기술력을 이끌게 된다. 그러나 그의 꿈과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존재한다. 그는 사람을 태우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아름다운 비행기’를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은 전쟁과 죽음을 위한 병기의 제작이었다. 이 와중에 그는 여행 중 만난 나호코와 재회하며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나호코는 결핵을 앓고 있었고, 두 사람은 시간의 유한함 속에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선택을 한다. 지로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자신의 이상과 사랑, 그리고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영화는 제로센(零戦)의 완성과 동시에 나호코의 죽음을 암시하며 끝난다. 전쟁은 끝났고, 그의 꿈은 실현되었지만, 많은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꿈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감상 포인트: 꿈과 현실, 그리고 사랑의 상실

 

이 작품은 단순한 인물의 전기가 아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내면 고백과도 같은 영화다. 그는 은퇴 전 이 작품을 통해 인생의 덧없음과 꿈의 대가, 그리고 사랑의 가치에 대해 말한다. 지로는 평생을 바쳐 자신의 꿈을 실현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현실의 무게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감당해야 했다. 지로와 나호코의 사랑은 극도로 절제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고, 끝이 정해진 사랑임을 알면서도 함께한다. 그 안에서 보여주는 배려, 이해, 기다림은 일상의 애틋함으로 표현되며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위해 꿈을 이루어야 하는지 되묻게 만든다. 또한 이 작품은 전쟁을 미화하지 않는다. 지로가 만든 비행기는 전쟁 도구로 쓰이지만, 감독은 이 모든 현실을 감안한 채 지로의 꿈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는 ‘순수한 창조의 이상’과 ‘현실의 모순’을 동시에 보여주는 미야자키 감독 특유의 시선이다.

 

OST 의미: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한다

 

이 영화의 OST인 유메타루 키미에(夢やぶれて 君へ, 꿈이 꺾여 너에게)는 일본 국민 가수 유미 아라이(松任谷由実)가 불렀으며, 영화 전체 분위기를 집약한 곡이다. 원곡 제목은 “ひこうき雲(비행운)”이며, 죽음을 맞이한 소녀를 하늘 위로 떠나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노래는 나호코의 운명을 은유하고, 지로의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배경 음악 전체 역시 차분하면서도 감정선이 깊게 배어 있다. 클래식과 일본 전통 선율을 녹인 사운드는 말없이 전개되는 지로의 심리 상태와 사랑의 깊이를 더욱 고조시킨다. OST는 단순한 배경음 이상의 역할을 하며, 장면의 감정을 ‘보여주기’보다는 ‘느끼게’ 만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한다(Le vent se lève, il faut tenter de vivre)”는 시인 폴 발레리의 시구에서 비롯된 문장으로, 영화 전반의 주제를 요약하는 핵심 대사다. 바람이 분다 = 삶은 불확실하고 가혹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미야자키는 이를 통해, 결국 인간은 꿈을 좇고, 사랑하며, 상실을 겪어야만 비로소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철학을 전한다.

「바람이 분다」는 단순히 한 항공기 설계자의 삶이 아니라, 꿈과 현실, 사랑과 상실을 조용히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당신에게 묻는다. 꿈을 향해 달려갈 준비가 되었는지, 사랑을 지킬 용기가 있는지, 그리고 인생의 바람 속에서 꺾이지 않고 살아갈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지금,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