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비포 선 라이즈"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 "비포 선"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영화 "비포선셋(Before Sunset)"은 2004년에 개봉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작품으로, 전작 "비포선라이즈"의 9년 후 이야기를 그립니다.
파리의 어느 여름 오후, 셀린과 제시는 우연히 재회하고, 단 몇 시간 동안 파리 시내를 함께 걸으며 삶과 사랑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파리의 거리와 공간들이 영화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지며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로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비포선셋"의 촬영지를 따라 실제로 여행할 수 있는 파리의 명소들을 소개하고, 감성적인 산책 코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파리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곳을 통해 특별한 하루를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영화 속 첫 장면, 셀린과 제시가 다시 만난 서점
"비포선셋"의 첫 장면은 파리의 중심, 센강 강변에 위치한 작은 영어서점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전 세계 책 애호가와 작가들이 사랑하는 문학의 성지로 알려져 있었는데 영화로 인해 더 많은 인파가 모여 사진을 찍으려면 웨이팅이 필수 인 곳이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제시가 자신의 소설을 출간한 후 북토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북토크에 셀린이 조용히 나타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죠.
실제로 이 서점은 센강을 사이에 두고 노트르담 대성당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내부는 좁지만 고풍스럽고, 헌책부터 희귀한 문학서적까지 가득합니다.
영화의 장면이 그대로 느껴지는 나무 계단, 오래된 피아노, 고양이 한 마리까지, 마치 영화 세트장에 들어선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책을 구입하거나, 조용히 둘러보다 북토크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전 시간이나 해 질 무렵은 관광객이 적어 셀린과 제시처럼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서점 앞 벤치에 앉아 센강을 바라보며 책장을 넘기는 순간, 영화의 감성이 현실이 됩니다.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파리 감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여행의 첫 장소로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파리의 "센강"과 "퐁네프 다리" 산책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나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센강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여정 중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장소가 바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중 하나인 퐁네프(Pont Neuf)입니다.
'새로운 다리'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 다리는 17세기 초에 완공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셀린과 제시는 이 다리 위를 지나며 점점 서로의 감정에 깊이 빠져듭니다.
센강을 따라 걷는 이 산책 코스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입니다.
유람선이 천천히 흐르는 강물 위를 지나고, 강가에는 거리 예술가들의 연주가 배경처럼 울려 퍼집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셀린과 제시처럼 추억이나 현재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꺼내놓게 되는 마법 같은 공간입니다.
특히 퐁네프 다리는 강 양쪽으로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며, 저녁 무렵 노을이 질 때 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룹니다.
파리를 관광하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곳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사진보다 실제가 더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따라 걸으며 센강의 물결과 석양을 마주하는 순간, 영화 속 감정과 여행의 감성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체험이 됩니다.
연인, 친구, 혹은 혼자라도 이곳을 걷는다면 그 하루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생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셀린과 제시가 함께 걷다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흐르는 짧은 시간은 영화 전체의 감정을 응축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이 장면의 실제 배경은 생폴(Saint-Paul) 근처 골목길이라고 합니다.
파리에서도 비교적 조용한 이 지역은 관광 명소보다는 일상적인 삶의 풍경이 남아 있는 곳으로, 오래된 건물과 작은 창문들, 그리고 무심한 듯 놓여 있는 화분들이 파리의 진짜 얼굴을 보여줍니다.
셀린이 살고 있다는 아파트는 실제 아파트가 아닌 세트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다만, 생폴 골목을 천천히 걷다 보면 영화 속 분위기와 매우 유사한 공간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벽돌 바닥, 좁은 골목, 곳곳에 숨겨진 카페, 미술 갤러리, 오래된 간판들까지. 이 거리에서는 어디를 찍어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죠.
특히 셀린이 마지막 장면에서 춤을 추며 제시에게 “당신, 비행기 놓칠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공간이 주는 친근함과 파리 특유의 따뜻함이 없었다면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겁니다.
생폴은 관광객의 발길이 많지 않아 파리의 숨은 매력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이곳을 걷다 보면, 단순한 영화의 재현을 넘어 나만의 영화 같은 하루가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마치며...
소박하지만 감성 가득한 이 공간에서, 파리와 영화가 만나는 지점을 직접 느껴보세요.
"비포선셋"의 매력은 단지 두 사람의 대화에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걷는 거리, 스쳐가는 풍경, 나누는 공기까지 모든 것이 감정에 녹아 있습니다.
실제 촬영지를 따라 걷는 파리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삶과 감성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센강과 퐁네프 다리, 그리고 생폴 골목길까지. 이 세 곳만으로도 파리에서의 하루가 깊고 특별하게 채워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지도보다 감성을 따라 걸어보는 "비포선셋" 일정을 잡고 여유로운 산책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