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오늘은 "유로트립"이라는 영화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2004년에 나온 "유로트립"은 졸업과 함께 여자친구에게 차인 주인공이 이메일로 펜팔을 하던 독일 친구가 남자가 아닌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만나러 유럽 여행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소동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청춘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브라티슬라바, 로마, 베를린 등 다양한 유럽 도시의 개성과 문화를 코믹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번 포스팅에서는 "유로트립"의 실제 배경이 되는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각 도시의 매력과 영화 속 장면을 연결해 소개해보겠습니다.
영화를 보며 유럽 여행지를 간접 체험하고 싶은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런던
"유로트립"에서 주인공들이 처음 도착하는 유럽의 도시, 영국 런던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첫 해프닝을 보여주는 무대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빅벤, 런던 타워 브리지, 템스강 등의 명소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전형적인 영국의 도시 분위기를 영상을 통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런던이라는 도시보다는 그 지역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에 초점을 맞춰 보여줍니다.
첫 번째 장면은 주인공들이 한 축구 펍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과 마주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런던의 축구 팬들에 대해 좀 과장되게 표현한 듯 하지만 현실에서는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축구에 대해 정말 진심인 영국인들의 성격을 코믹하게 보여줍니다. ‘Manchester United Hooligans’라는 문구와 함께 나오는 영국축구팬들은 영화 속에서 웃음을 연발하는 코믹한 역할로 나옵니다.
이 외에도 런던의 상징적 요소 중 하나인 붉은색 이층 버스, 택시, 비 오는 거리 (정말 영국은 비가 많이 옵니다)등이 활용되며, 짧지만 영국 런던을 상징할 수 있는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런던은 유럽 여행의 시작점으로 자주 선택되는 도시인만큼(저도 배낭여행 가며 첫 번째 여정지가 런던 히드로공항이었습니다), 영화에서도 유럽 여행의 설렘을 전달하는 도시로서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전형적인 런던보다는 유쾌하고 예측 불가한 여행지로 그려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런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파리와 암스테르담
런던에서 빠르게 기차를 타고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프랑스 파리입니다. 파리는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짧게 머무르는 도시로, 길게 등장하진 않지만 유럽 여행의 상징성과 낭만적인 이미지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에서는 여기가 파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인 에펠탑이 등장하는 배경과 화가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몽마르트르 언덕 등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그 짧은 순간 속에도 파리만의 개성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은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고 코믹한 사건이 벌어지는 도시로,
유럽 내에서도 특히 자유로운 문화가 강하게 드러나는 장소입니다.
주인공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간 '커피숍'이 실제로는 대마를 합법적으로 취급하는 장소였고, 실수로 홍등가 BDSM 클럽에 들어가게 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순한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을 넘어서, 유럽 특히 암스테르담이 가진 성개방성과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기능을 합니다.
현실의 암스테르담은 운하, 튤립, 자전거 도시라는 점에서 매우 낭만적인 곳이지만, 영화에서는 그러한 배경 대신 밤문화와 성개방의 측면이 과장되게 묘사됩니다.
그럼에도 이 도시가 자유의 상징이자, 여행자가 자신의 틀을 벗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영화에서는 유럽 여행 중 겪을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경험을 코믹하게 그려낸 암스테르담은 여행자들에게 "예측불가한 경험"이 여행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도시로서 작용합니다
슬로바키아, 로마, 베를린
영화 "유로트립" 속 여정에서 가장 강한 반전의 도시로 묘사되는 곳은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입니다.
이 도시는 주인공들이 기차를 잘못 타면서 우연히 도착하게 되는 장소로, 영화에서는 매우 우울하고 황폐한 공간처럼 묘사됩니다.
당시만 해도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서방의 편견이 강했기 때문에, 영화는 이를 풍자적으로 사용하여 고장 난 사회, 잔해가 남아 있는 건물들, 싸구려 호텔 등으로 보여주지만 이는 극적인 연출을 위한 설정일 뿐이고, 실제 브라티슬라바는 중세 유럽풍 건축물과 도나우강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다음 목적지인 로마는 완전히 다른 색깔을 가집니다.
영화에서는 바티칸 시국과 연결된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스콧이 실수로 교황 의자에 앉게 되며 수천 명 앞에서 교황으로 오해받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손꼽히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로마의 웅장한 광장, 고대 건축물, 성 베드로 대성당의 분위기를 코미디적으로 패러디하면서도, 그 속에서 로마가 가진 역사성과 종교적 권위가 배경으로 깊이 느껴집니다.
여행자에게 로마는 여러 영화의 소재가 되어 늘 낭만을 주는 도시이지만, "유로트립"에서는 코믹하고 발랄하게 그려냅니다.
여정의 마지막은 독일 베를린입니다.
베를린은 영화의 결말부에서 주인공 스콧이 독일 여자 친구 ‘미카’를 만나는 곳으로, 여정의 목표가 완성되는 장소입니다.
영화 속 베를린은 동서독 통일 이후의 변화된 분위기를 느끼게 하며, 클럽, 기차역, 거리를 배경으로 현대적인 유럽 도시로 등장하고 영화에선 짧게 비치지만, 실제 베를린은 오래된 역사와 함께 여러 유명 예술가 및 작가를 탄생시킨 여행지로, 이곳저곳 볼 것이 많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서 여행의 목적이 완성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마치며...
"유로트립"은 코미디 영화이지만, 그 속에 녹아든 유럽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개성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영화 그 자체가 하나의 유럽 여행처럼 느껴집니다.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감상해 보시고, 각 도시가 가진 개성을 직접 경험해 보는 여행 코스를 만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